mysterious frogs/개구리 속담과 우화

독일의 개구리 마을

서핑 2006. 8. 18. 15:40

Buedingen 뷔딩겐
축포와 웃음이 있는 ''개구리 마을''
뷔딩겐은 프랑크푸르트에서 45㎞ 떨어져 있다. 해자와 성이 있는 이곳은 개구리 마을로 통한다.
개구리를 뜻하는 독일 방언 ‘프라아슈(Fraaasch)’는 뷔딩겐 사람들을 이르는 별명. 개구리에 얽힌 전설과 성이 지어진 습지에 개구리가 많기 때문인데, 개구리의 조각과 그림이 성 안팎 이곳저곳에서 눈에 띈다.   마을을 지나 성문에 다다르면 축포 소리와 웃음소리가 뒤섞여 들린다. 나이 지긋한 마을 사람들이
 기사 복장을 하고선 사람들에게 눈인사를 보내고, 망루에서는 흰옷으로 갈아입은 보초들이 총을 쏘며

 여행객을 환영한다. 모두 개구리 전설에서 비롯된 이벤트.         1522년 안톤 백작이 명망 높은 집안의 딸과 결혼식을 올린 뒤 뷔딩겐으로 돌아오자 마을 사람들은 두 사람을 열렬히 환영했다. 환영식의 하나가 축포. 환영 만찬이 끝나고 신혼방에   누운 백작 부인은 개구리 울음소리에 잠을 이루지 못했고, 백작에게 이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으면 결혼도 무효라고 엄포를 놨다. 우여곡절 끝에 마을 사람들은 개구리를 강물에 버려 백작 부인이 편히 잘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자신을 역사가라고 소개한 피터 데커씨는 “마을 사람들은 이런 해프닝을 자랑스럽게 여겼다”며 “지금에 와서 개구리 잡기는 하나의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고 넉살 좋게 설명했다.개구리 전설은 싱겁지만 마을 연극은 사뭇 다른 분위기다. 망루의 왼쪽에 자리한 마녀 타워 안에서는 마녀 사냥과 관련한 연극판이

열린다. 실제 무고한 마을 사람들이 고문을 당하고  처형된 장소라서 그런지 배우도 관객도 진지하다.
망루를 지나 성큼 마차에 올랐다. 돌길이라 꽤 요동친다. 돌이 이리도 흔한데 마을 건물들은 나무와 흙으로 만들어졌다. 돌들을 모아 성을 짓다 보니 집에는 돌을 많이 쓸 수 없었다는 것. 마차에서 내리자 고딕 양식의 중세 성이 기다린다. 슐로스 뷔딩겐이다. 붉은 수염으로 유명한  프레데리크 바바로사 왕 때 지어진 성으로, 아이젠베르크와 뷔딩겐을 다스리던 집안의 공주가 1258년부터 이 성에서 살았다고 한다. 현재 1만명이 살고 있는 뷔딩겐은 중세 시대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가 볼거리다. 800여년의 역사를 지닌 성에서 결혼식을 올리거나 잠을 청할 수도 있으니 꽤 낭만적인 곳이다.
<여행정보>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차로 45분 거리다.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에서 겔른하우젠까지 간 뒤
 버스로 갈아 탄다. 1시간 소요.       홈페이지(www.buedingen-touristik.de) 참조.
프랑크푸르트=글·사진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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