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sterious frogs/개구리에 대한 상식

황소개구리공포 사라지지않았다.

서핑 2006. 8. 30. 14:10

 

10여 년 전 황소개구리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식용으로 들여왔지만, 한국인들은 황소개구리를 즐기지 않았다. 폐허가 된 양식장을 탈출한 황소개구리는 전국의 저수지로 퍼져나가 거의 모든 종류의 ‘토종’을 먹어치웠다. 한반도를 점령한 듯싶었다. 고요한 여름밤 황소개구리의 낮고 굵은 울음소리는 토종 생물뿐 아니라 사람까지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우리 주위에서 거짓말처럼 황소개구리가 사라졌다. 화성에서 온 침략자들처럼, 황소개구리는 우리 땅에서 예상치 못한 천적을 만나고 만 것일까?

KBS 1TV ‘환경스페셜’은 30일 오후 10시 우리 주변에서 급격히 감소해버린 황소개구리에 대한 미스터리를 담은 ‘황소개구리, 사라졌는가?’를 방송한다. 관민(官民) 합동 퇴치작전에도 불구하고 전국으로 퍼져나가던 황소개구리는 최근 일부 지역에서 개체수가 급속히 줄어들었다. 원인 파악에 나선 제작진은 우선 황소개구리를 포식하는 너구리, 한때 황소개구리 먹잇감이었던 토종뱀이 다시 ‘포식자’의 위치를 찾아 황소개구리를 집어삼키는 현장도 포착했다. 그러나 황소개구리의 감소 이유에는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었다고 제작진은 지적한다. 황소개구리 울음이 사라진 하천에는 토종 생물도 없었다. 아무것도 살수 없는 불모지로 변했다는 것이다. 황소개구리는 섬에 있었다. 전남 신안군 등 인간의 손이 덜 닿은 고립된 생태계에서 황소개구리의 폐해는 육지보다 더 치명적이다. 자연환경이 ‘보존’되는 지역에서 황소개구리는 제왕노릇을 하고 있었다. 악몽은 진행형인 것이다.

1973년 200마리가 처음 들어온 이후 이땅에 서식한 지 30여 년이 지나면서, 황소개구리가 우리 나라 환경에 맞게 귀화하고 있다는 놀라운 조사결과도 제시된다.

(염강수기자 (블로그)ksyoum.chosun.com) 조선일보 2006.8.29일자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