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sterious frogs/마음으로 읽는 글

말똥구슬

서핑 2007. 8. 18. 12:04
 

말똥벌레는 스스로 제 말똥구슬을 아껴서 용의 여의주를 부러워하지 않으며,

용 역시 그 여의주로써 말똥벌레의 말똥구슬을 비웃지 않는다.


      - 연암 박지원, ‘낭환집서’에서 -

 우리는 종종 스스로를 낮게 보아 자신을 부정하거나, 스스로를 높게 보아 상대를 비웃고 부정하는 경우가 있다. 만물은 저마다 개성과 존재 가치를 지닌다. 하나의 기준만으로 존재의 우열을 나눌 수 없다. 각 존재의 가치를 인정한다면 상호존중과 공존관계를 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위 비유는 연암이 진정지견(眞正之見)에 관한 이야기를 하던 중에 활용한 것이다. 진정지견, 즉 사실을 제대로 본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게다가 늘 규범적 가치판단이 객관적 사실인식을 어렵게 한다. 우리가 택일적 가치판단의 편협한 틀에 갇히지 않는다면 사물을 좀더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인용부분 원문]

自愛滾丸 不 驪龍之珠  驪龍亦不以其珠笑彼 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