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는 어떻게 아무데나 매달리나
개구리가 아무리 미끄러운 물체에도 찰싹 달라붙을 수 있는 이유는 이들의 발가락이 물체와 직접 접촉해 마찰을 일으키는 미세한 6각형 돌기들로 덮여 있기 때문이란 사실이 밝혀졌다고 BBC 뉴스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영국 글라스고 대학의 존 반스 박사 등 영국ㆍ독일 합동 연구진은 ‘인터페이스’지 최신호에 실린 연구보고서에서 청개구리를 관찰한 결과 이들의 발가락이 얇은 점액질 막으로 덮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돌기 하나하나가 매끄러운 표면과 직접 접촉해 마찰력을 갖게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고했다.
이런 구조는 개구리의 발이 물에 젖었을 때도 마찰력을 갖지만 반대로 너무 세게 달라붙어 점프력을 약화시키지 않을 정도의 마찰 수준을 유지하게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전의 연구들은 개구리가 젖은 발로도 미끄러지지 않고 물체에 매달리는 이유가 점액에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새 연구는 다른 요인들도 작용한다는 사실을 시사하고 있다.
반스 박사는 청개구리의 발가락 패드가 나노미터(nm ; 10억분의 1m) 수준의 돌기물로 덮인 미세한 6각형 세포들과 그 사이에 패인 골로 이루어져 있어 잎사귀에 매달릴 때면 각각의 세포가 가장 가까운 방향으로 마찰력을 발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개구리 발가락의 점액질 막 두께는 예상보다 훨씬 얇은 100㎚(1만분의1㎜) 밖에 안 되며 이 때문에 수막이 있는 곳에서도 개개의 돌기세포가 각각 작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이 점액질의 점성은 예상보다 훨씬 낮은, 물의 1.6배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져 개구리의 마찰력이 점성 때문이 아니라 물체와의 직접 접촉에서 생기는 것임을 입증하고 있다.
연구진은 그러나 이런 결과를 미끄럼 방지 타이어 등 훨씬 큰 물체에도 적용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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