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sterious frogs/개구리 속담과 우화

두꺼비와지네

서핑 2006. 9. 15. 08:53

<두꺼비와 지네> 

 

두꺼비가 은혜를 갚기 위하여 지네에게 죽게 된 소녀를 살리고 대신 죽는다는 내용의 설화. 동물보은담 중의 하나로 지네장터설화 또는 오공장(蜈蚣場)터 설화라고도 한다.
대표적인 것은 충청북도 청주의 지네장터에 근거한 유래담이며, 경기도 개성 서북쪽의 지네산
蜈蚣山에도 이 설화가 있다. 그 밖에도 지명에 관계없이 널리 분포되어 있고 동화로도 보급되어 있다.

옛날 어느 고을에 한 가난한 소녀가 부엌에 나타난 두꺼비에게 먹을 것을 주며 보살폈다. 잘 먹은 두꺼비는 크게 자랐다. 그 마을에는 해마다 처녀를 지네에게 바치는 풍습이 있는데, 이번에는 그 소녀가 제물로 결정되어 두꺼비에게 작별을 하고 지네터(당집이나 굴속)에 들어갔다.
밤중에 두꺼비가 그곳에 찾아와서 같이 있는데, 지네가 나타났다. 붉은 불을 뿜는 지네와 파란 불을 뿜는 두꺼비가 치열하게 싸우자 소녀는 기절하였다. 이튿날 아침 사람들이 가서 보니 두꺼비는 지네와 함께 죽고 소녀는 살아 있었다.
그 뒤 지네의 우환은 사라졌다. 처녀를 제사 지내서 평안을 바라는
인신공희설화(人身供犧說話)는 제주도의 금녕사굴(金寧蛇窟)에도 있다. 이 설화에는 지네가 구렁이로, 두꺼비가 제주 목사로 되어 있다.

처녀가 살 수 있었던 것은 두꺼비를 키워 준 자비심 때문인데, 평소 자기를 사랑하는 소녀를 위하여 죽음으로 보답한 두꺼비의 보은은, 바로 두꺼비와 같이 배은망덕하지 말고 항상 보은하여야 한다는 당위를 제시한다.
지네는 수많은 발과 무서운 독을 지닌 점에서 인간을 부단히 괴롭히는 존재, 즉 자연의 공격
·재난 및 백성을 괴롭히는 탐관오리나 도둑 같은 불량배로 비유될 수 있다.
두꺼비가 파란 불을 지상에서 위로 쏘고, 지네가 붉은 불을 위에서 아래로 쏘는 대결 장소가 곡식을 저장한 창고(청주 근처 蜈蚣倉의 경우)라는 점에서는 물과 불, 또는 풍년과 흉년(가뭄)의 자연 대립으로 비유되기도 한다. 따라서, 이 설화는 자연과 인간, 가해자와 협조자, 사랑과 보답 등의 인간 문제를 다루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참고문헌 韓國民間傳說集(崔常壽, 通文館, 1958), 韓國口碑文學大系(韓國精神文化硏硏院, 19801988).